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타밀 문학 (문단 편집) ==== 타밀 르네상스 ====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영국 치하의 남인도 타밀 지역에서는 '타밀 르네상스'(Tamil Renaissance)라고 통칭되는 포괄적인 문화적 쇄신 운동이 일어났다. 타밀 르네상스는 조금 일찍 동인도 [[벵골]] 지역에서 시작된 유사한 이름의 [[벵골 르네상스]]나, 남인도 내 텔루구어권, 말라얄람어권 등에서 일어난 문화적 쇄신 운동들과 비교할 만하다. 그러나 타밀 르네상스와 벵골 르네상스는 적어도 초기에는 근본적으로 지향점이 달랐다는 점을 먼저 지적해둘 필요가 있다. 초기에 벵골 르네상스를 주도한 것은 [[라자 람 모한 로이]] 등 벵골의 근대화와 실력 양성을 위해 노력한 사회 개혁가들이었던 반면, 초기에 타밀 르네상스를 주도한 것은 순다람 필라이(Meenakshi Sundaram Pillai, மீனாட்சிசுந்தரம் பிள்ளை, 1815–1876) 등 보수적 종교 전통주의자들이었던 것이다. 19세기 전반, 타밀나두 지방을 비롯해 남인도를 지배한 영국 세력이 신문물과 서구 풍습 및 제도를 지역으로 도입하자, 타밀 전통 사회의 특권 계급 브라만들은 타밀인의 전통이 침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따라 타밀 브라만들은 여러 사원을 중심으로, 타밀 전통의 종교 사상과 문학 등을 활발히 보급하며 서양의 문화적 침입으로부터 타밀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런 전통주의 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앞서 언급한 순다람 필라이였다. 순다람 필라이는 뛰어난 타밀어 교사이자 학자였고, 사원에서 타밀 전통을 강의하고 종교적 작품을 집필하면서 당시 근대 교육을 받기 시작한 새로운 세대의 타밀인 엘리트에게 타밀 전통 보존과 재발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큰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라 사미나다 이야르(U. V. Swaminatha Iyer, உ. வே. சாமிநாதையர், 1855–1942) 등 타밀 학자들은 먼지 쌓인 패엽 고문서들을 뒤지면서 대대적으로 고대 타밀 문학, 특히 상감 문학 텍스트의 재발굴·복원·정리에 나섰으며, 이들의 노고로 상감 문학 정전들이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리되어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상감 문학의 재발견과 함께 타밀인들의 타밀–드라비다 정체성에 대한 민족주의적 자긍심이 생겨났다. 여러 타밀 역사가들은 근대적 역사학과 [[금석학]]으로 무장하고 타밀 및 남인도 고대사와 중세사를 정리하기 시작했으며, 문학 외 고대 타밀 예술 형식에 대한 관심도 커져 특히 타밀 고대 음악과 무용에 대한 많은 연구도 축적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운동 전체를 통틀어 타밀 르네상스로 일컫는다. 타밀 르네상스가 지속된 20세기 전반에는 타밀어 순수주의 운동, '타니타밀 이야캄'(Taṉittamiḻ Iyakkam, தனித் தமிழ் இயக்கம்)이 일어났다. 타밀 시인 마라말라이 아디할(மறைமலை அடிகள், 1876–1950), 파라디다산(Bharathidasan, பாரதிதாசன், 1891–1964) 등이 주도한 타밀 언어 순수주의 운동은 외래 영향, 특히 산스크리트어 외래어를 배격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타밀어를 사용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며, 처음부터 타밀 민족주의, 넓게는 드라비다 민족주의와 연계되어 정치적인 색채가 강했다. 또 대학의 타밀어 교수였던 파리디마르 칼라이냐르(Paritimāṟ Kalaiñar, பரிதிமாற் கலைஞர், 1870–1903)를 필두로 유구한 문학의 역사를 보유한 타밀어도 산스크리트어와 마찬가지로 인도의 고전어로 공식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20세기 초부터 나오기 시작했으며, 나중인 2004년 인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타밀어에 고전어 지위를 부여하였다.[* 이렇게 인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고전어는 2021년 2월 현재 타밀어, 산스크리트어(2005), 칸나다어(2008), 텔루구어(2008), 말라얄람어(2013), [[오리야어]](2014) 여섯이다. 산스크리트어 고전어 지위가 타밀어보다 나중에 부여된 것에서 알 수 있듯 정부 공인 고전어라는 개념 자체가 타밀어에 고전어 지위가 부여되며 생긴 것이고, 팔리어나 극 프라크리트가 없고 대신 현대어 중 말라얄람어나 오리야어가 고전어로 인정되어 있어 공인 고전어의 기준도 좀 불명확하다. 고전어로 공인되면 해당 언어에 대한 학술 연구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타밀 르네상스 시대 타밀 복고주의는 지리적 형태로도 나타났다. 영국 동물학자 필립 스클래터(Philip Sclater, 1829–1913)는 먼 과거에 인도 남쪽 [[인도양]]에는 인도와 연결된 '[[레무리아]]'라는 거대한 대륙이 있었다가 어느 시점에 가라앉았다는 가설을 주장하였다. 공교롭게도 《실라파디하람》 등 타밀 고전 문학에는 사라진 고대의 땅에 대한 언급이 종종 등장했고, 19세기 말 일부 학자들은 이 레무리아를 심지어 드라비다 조어의 원향(urheimat)으로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런 주장들은 타밀 사회에도 퍼졌고,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20세기 초, 타밀인들은 이 레무리아를 '쿠마리칸담'(Kumarikkaṇṭam, குமரிக்கண்டம்)이라는 전설적 대륙과 동일시하기 시작했으며, 쿠마리칸담은 당대 타밀 문학의 인기 있는 소재가 되었다. 20세기 전반의 타밀 작가들은 쿠마리칸담을 고대 타밀인이 번성한 타밀–드라비다 문명의 요람으로서 여러 상징과 영감의 원천으로 사용하였다. 레무리아 대륙 가설은 20세기 중반 학술적으로는 [[알프레트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이 주류가 되면서 완전히 폐기되었지만 타밀 문화에 끼친 영향력은 그 뒤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비록 식민지 시대의 타밀 민족주의가 오늘날 힌두 근본주의만큼 배타적이거나 폭력적인 양상으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과거 타밀 민족주의에서 쿠마리칸담과 그 역할은 최근 힌두 근본주의자들 일부가 주장하는 사라진 [[사라스바티|사라스와티]]강 및 그 문명사적 역할과 비교할 만하다.] 한편 여러 타밀 사회 개혁가들은 남인도 사회의 개혁을 추구하면서 고대 타밀 전통을 개혁적 주장의 논거로 삼기도 했다. 아요티 타사르(Iyothee Thass, அயோத்தி தாசர், 1845–1914)는 19세기의 반카스트 운동가였는데, 자신이 속한 타밀 [[불가촉천민|달리트]] 파라이야르(Paraiyar, பறையர்)의 권리를 옹호하였다. 그는 타밀 르네상스 시대의 고대 타밀 사회 연구를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고대 타밀–드라비다 사회에는 사람을 구별하는 바르나 체계가 없었는데 아리아인의 도래로 바르나 체계가 이식된 것이라 주장하였다. 아요티 타사르는 진정한 드라비다인은 사성계급을 믿거나 그에 따른 어떤 행위를 수행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설파하였다. 또 적어도 아요티 타사르가 보기에 "달리트는 힌두가 아니"었으며, 이 논리적 귀결에 따라 그는 [[불교]]로 개종하였고, 다른 파라이야르들에게 자신을 따라 개종할 것을 권하였다. 아요티 타사르는 다음 세대의 [[암베드카르]]가 대대적으로 펼친 반카스트, 달리트 권리 운동의 선구자였다. 아요티 타사르처럼 반카스트주의로 급진화하지 않더라도, 타밀 르네상스를 거치며 고대 타밀–드라비다인들이 아리아인들과는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은 넓은 지지를 얻었다. 이에 따라 산스크리트–아리아 문화의 대변자이자 고대 아리아 침략자들의 후손인 [[브라만]]들에 반하여 그들의 발언권과 특권을 제한하자는 반브라만 운동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는 점차 많은 지지자를 얻게 되었으며, 반브라만주의는 20세기 초부터 '비브라만 선언문'(Non-Brahmin Manifesto, 1916) 등으로 타밀나두 지역에서 정치 논쟁의 중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되었다. 타밀 지역에서는 이때부터 인도 독립운동 진영 내에서 브라만적 힌두교 중심주의에 반하는 목소리가 정치적으로 큰 반향을 얻었다. 독립 이후에 드라비다 민족주의와 결합한 반브라만주의를 표방한 [[드라비다 진보당]]은 결국 [[인도 국민회의]]를 타밀 지역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